아무것도 안 바꿨는데 전기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Adaptive Limit Control Architecture

본문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가전은 그대로고
설정도 그대로고
전기요금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전기가 의식되기 시작한다.

스위치를 누를 때
조금 더 느리게 반응하는 것 같고
조명이 켜질 때
예전보다 한 박자 늦는 것 같고
가전이 돌아가는 소리가
괜히 귀에 남는다.

문제가 생겼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고장도 아니고
에러 메시지가 뜨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의 감각은
이미 한 발 먼저 반응한다.


변화는 시스템보다 먼저 감각에 도착한다

시스템 기준에서 보면
아직은 정상 범위다.

전압은 유지되고 있고
전류는 허용 범위 안에서 흐르며
차단될 만한 조건은 없다.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기준은 다르다.

사람은
한계에 도달했을 때가 아니라
한계에 가까워질 때
먼저 반응한다.

아직 멀쩡한데
조금 버거워 보이는 상태
아직 문제는 없는데
여유가 줄어든 느낌

이때부터
전기는 ‘배경’이 아니라
‘의식 대상’이 된다.


이 글은 문제를 찾지 않는다

이 글은
왜 고장이 났는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어디가 망가졌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왜 아무것도 안 바꿨는데
사람의 인식이 먼저 바뀌는지를
기록한다.

이건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Adaptive Limit Control Architecture

많은 시스템은
고정된 한계선만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 운용 환경에서는
부하의 누적
환경 조건의 변화
반복되는 미세 스트레스에 따라
한계선 자체가 조금씩 조정된다.

이 구조에서는
시스템이 멈추기 전에
먼저 ‘여유 구간’을 줄인다.

겉으로 보면
아직 작동 중이고
정상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다음 단계를 대비해
한계를 재조정하고 있는 상태다.


사람의 감각은 이 변화를 먼저 느낀다

이 과정은
알림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경고음도 없고
표시등도 없다.

대신
반응이 조금 늦어지고
소리가 조금 또렷해지고
사용자가 괜히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건 착각이 아니다.
그리고 과민 반응도 아니다.

시스템이
아직 멈추지 않았을 뿐
여유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다.


멀쩡한 상태가 불편해지는 이유

사람은
완전히 고장 난 상태보다
이 애매한 구간에서 더 불안해진다.

명확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확인해도 해결되지 않고
확인하지 않아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서
괜히 전기를 의식하고
괜히 한 번 더 확인하고
괜히 신경이 쓰인다.

이건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상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

이 블로그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지금 바꿔야 한다거나
곧 고장 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이 왜
아무 변화도 없는데
변화를 느끼는지

그 감각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구조적으로 기록할 뿐이다.


이 글은
그 기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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