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같은 기기, 같은 설정, 같은 작업인데
유독 반응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로딩이 길어진 것도 아니고
오류 메시지가 뜬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사용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좀 느린 것 같다”
“기기가 버벅거린다”
“뭔가 상태가 안 좋다”
이때 대부분의 판단은
성능이나 고장 쪽으로 기울어진다.
하지만 체감이 느려졌다는 인식이
항상 성능 저하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은
입력 → 처리 → 출력이라는 단순한 흐름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는
여러 개의 판단 구간이 존재한다.
입력은 이미 들어왔지만
처리를 잠시 늦추는 구간,
출력을 제한하는 보호 단계,
혹은
순서를 재정렬하는 제어 과정이
먼저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화면에는
“기다리는 중”이라는 표시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자는
멈춘 것인지,
정상적인 대기인지,
문제가 생긴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체감은 여기서 생긴다.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결정이 내려졌는지 보이지 않을 때
사람은 느려졌다고 느낀다.
이 블로그는
이런 순간을
성능 문제나 오류로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입력 이후
어떤 단계가 먼저 개입했는지,
어디서 흐름이 잠시 멈추도록 설계되었는지를
구조 기준으로 기록한다.
느려졌다는 감각은
이상 신호가 아니라
판단 지점이 보이지 않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체감일 수 있다.
